“롯데에서 20홈런 타자가 나온 적이 없나요?”

“롯데에서 20홈런 타자가 나온 적이 없나요?”
롯데 감독 취임식 직후 김태형 감독이 취재진에게 드러낸 속내다.
2023년 롯데 타선은 ‘늘푸른 소나무’ 전준우를 제외하면 심각 그 자체였다. 한동희가 무너지고 유강남 노진혁이 기대를 밑돌면서 타선의 파괴력이 급감했다. 두자릿수 홈런을 친 타자도 전준우(17개) 유강남(10개)이 전부였다. 그 외 10홈런에 근접한 타자도 FA로 떠난 안치홍(8개), 그리고 최고참급인 정훈(6개) 뿐이었다.
김태형 감독 부임 이후 1년만에 팀이 환골탈태했다. 올해 롯데의 두자릿수 홈런 타자는 5명. 전준우(17개)가 변함없는 활약을 펼친 가운데, 김태형 감독이 직접 찍어 데려온 손호영(18개)을 비롯해 레이예스(15개) 고승민 윤동희(이상 14개)의 장타력이 한층 발전했다. 여기에 정훈(9개) 나승엽 박승욱(이상 7개) 손성빈(6개) 유강남(5개) 등이 뒤를 따랐다.
1년전과 달리 주력 타자들의 연령대가 크게 낮아진 점이 한층 눈에 띈다.
윤동희 고승민 나승엽 손성빈은 20대 초중반이고, 손호영은 뒤늦게 잡은 기회인데다 아직 31세로 창창한 나이다. 유강남도 무릎수술 후유증만 없다면 20홈런을 노릴 수 있는 선수다. 파워볼사이트
이제 바야흐로 20홈런 타자의 탄생이 기대되는 해다. 이에 발맞춰 사직구장 담장도 6m에서 4.8m로 낮췄다. 홈런 때마다 더그아웃 문지기를 자처하며 합동 세리머니를 펼치는 황성빈의 존재감도 볼거리다.
7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빛나는 김태형 감독의 두산 시절, 그물망 같은 수비와 필요할 때 해주는 ‘야잘알’ 베테랑들, 빈틈없는 타선의 힘이라고 하지만, 그 중심에는 언제나 20홈런 타자가 있었다.
첫 우승이던 2015년에는 김현수(28개) 양의지(20개)가 있었고, 절정의 타선을 과시했던 2016년 우승 때는 김재환(37개) 오재일(27개) 에반스(24개) 양의지(22개) 박건우(20개)까지 5명이나 됐다. 이후에도 김재환 오재일 박건우 최주환 페르난데스 양석환 등이 꾸준히 20개 이상을 쳤다.
롯데는 지난해 팀 타율 2위, OPS(출루율+장타율) 2위의 막강한 타선을 구축했다. 이제 20홈런 타자로의 성장을 통해 화룡점정을 찍는다면, 가을야구도 눈앞으로 성큼 다가올 수 있다.